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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리 빛나던 별,
결국 내 손으로는 닿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,
안개 속에 던져졌다.

시간은 흘렀고,
내 보따리에는 남아 있는 게 없었다.

채우고픈 것들이 많았는데,
나중에, 나중에, 되뇌이며 미뤘던 것들이
하나 둘 떠오른다.

지금이라도 해 볼까 싶다가도..
죽는 게 낫다 싶을 정도로, 싫은 곳에 있는 지금
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, 견디는 지금
새로운 무언가를 할 용기도, 에너지도 사라지는 듯 하다.

모든 회사생활이 이런 것일까.
아니면
적응하지 못하는 내가 나약한 것일까.

내일이 없는 것처럼 나의 쇠사슬을 끊어볼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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JunTang

생각이 많을 때는 정리하려고, 생각이 필요할 때는 찾아보려고, 가끔 끄적여 봅니다. 사는 이야기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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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.

나에게 꿈이 있었는가.
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가.

내 바깥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을정도로,
나 스스로 굳게 뿌리를 내리고
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꾸려갈 나의 삶.

무엇이 유망하다더라,
내지는 그 길은 이제 예전같지 않다더라,
라는 식의 언설에 너무나도 많이 흔들렸고 또 흔들린다.

이 나이 먹도록 나 스스로가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일진대,
그게 참 부끄럽다.

그 간, 나는 성장해 온 것이 아니라 잘 길들여져 왔던게 아닐까 싶다.

-

내가 가진 어떠한 능력을 바탕으로,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.

라는 생각을 한다. 그럴 듯해 보인다.

그러나 이는 어린 학생들이나 할 법한, 구체적인 방향성이 부족한 선언적 가치관에 지나지 않는다. 어떻게 먹고 살아야할지가 지상과제인 내 나이 대에,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아직 순진하다는 핀잔을 받기 딱 좋다.

그런 삶을 살고 싶어서 노력했던 적이 있다. 구체적 방향성을 담아 진정성까지 갖췄던 때가 있었다. 그러나 결과는 기대대로 나오지 않았고, 어찌어찌 지금 상황에 내 던져졌다.

지금 내 상황 하에, 상술한 명제는 공허하고 뜬 구름 잡는 말일 뿐이다.

-
근본적인 질문.

나는 왜 저런 명제를 품게 되었을까.
아마도 착한아이 컴플렉스가 아닐까 싶다. 어릴 적 학교에서는 선생님 말씀, 집에서는 부모님 말씀 잘 들었다.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,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고 그러면 착한아이라고 그랬다.

사회에서도 그런 착한사람이 되어야 할 것만 같았다.

그래서, 저런 명제를 품게 되지 않았나 싶다.

-
나의 밖에서 잘 '주입된' 기대를 덜어내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 보자.

컴퓨터를 좋아했다. IT에 관심이 많다.
야구를 좋아하고,
영화를 좋아한다.
글쓰는 걸 좋아하고,
여행다니며 생각에 잠기는 걸 즐긴다.

(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운 건)
회계를 싫어하고
빡빡한 납기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취약하다.
압박에서 오는 부담이 싫다.
숫자보다는 글이 좋다.

-
아 생각 정리가 잘 안된다.
우울증의 원인이 무엇일까.

원치않는 직무에서 오는 스트레스,
자존감 저하에 따른 자기비하 경향성 증대,
삶의 방향성을 잃고 방황하는 내 자신에 대한 실망,

아,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.
내 삶은 이 모양 이 꼴일 수 밖에 없는걸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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JunTang

생각이 많을 때는 정리하려고, 생각이 필요할 때는 찾아보려고, 가끔 끄적여 봅니다. 사는 이야기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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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의 편린 2020. 3. 17. 08:27

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삼을 수 있을 만큼만
아프거나 다쳤으면 좋겠다.

이런 생각이 드는 게 정상은 아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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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의 편린 2020. 3. 15. 22:30

회계..
경영학을 전공했지만, 회계가 잘 맞지 않았다.
전공필수 정도만 수강하고, 나머지 학점은 재무.인사.정보시스템 쪽으로 수강했다.

어찌어찌 회계직군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.
정확히는 관리회계.
내가 잘 할 수 있을까, 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떠올라 입사를 망설였다. 그럼에도, 해 보면 또 다르지 않을까 하는 나이브한 생각으로 출근했다.

9개월차에 접어든 지금, 꽤 힘들다.

- 한계이익이니, 스프레드니, 원단위니 하는 것들이 머릿 속에서 어지럽다. 어쩜 다들 그렇게 셈이 빠르신지, 단편적인 숫자만 보기에도 벅찬 내가 감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.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서는 손익 효과성 판단이 그것에 준하는 속도로 진행되어야 하는데, 난 참 그게 버겁다.

- 현재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꽤 복잡하다. 엔지니어링 백그라운드가 없으니, 매번 업무를 할 때마다 장님 코끼리 만지는 느낌이다. 짬 날 때마다 관련 기술자료를 구해 읽어는 보지만, 여전히 어렵다.

스태프 직군인 바, 공장에서 올라오는 자료가 올바르게 작성되었는지 한 번 스크리닝하는 역량도 필요하다. 허나, 위에 쓴 것처럼 숫자를 보는게 고역이고, 또 산업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니 잘 수행하기가 버겁다.

========
소프트랜딩은 이미 딴나라 이야기가 된지 오래. 한 번 가르쳐주고는 알아서 하라는 분위기다. 잘 몰라서 질문을 하면 그것도 모르냐, 농담 섞인 질책아닌 질책이 돌아온다. 회사는 학교가 아닌 바,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.. 비빌 언덕조차 없는 건 꽤 고역이다.

========
나에게는 회계가 나와 맞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다.

출근이 두렵다.

난 이 일을 더 할 자신이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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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의 편린 2020. 2. 17. 22:55

사는 게 무얼까

함께 일하는 곳인데, 서로 대화하기가 어렵다.

시간이 걸려도 완성도를 높이기 보다는,
완성도가 떨어져도 적시에 제공해 달란다.

예상되는 시간보다 늦어지면 사전에 알려 업무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터이다.

혼자 지냈던 시간이 길어서, 이 단순한 게 참 어렵다.

완성도가 낮은 결과물을 내 놓았을 때의 다가올 지적에 마음이 쓰이고,
이 정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느냐는 힐난을 받아들이기 어렵다.

한 번 사고(?!)를 쳤으니, 이제부터라도 좀 나아져야 할텐데 쉽지가 않다.

-
모르는 걸 잘 묻는 것도 능력이구나 싶다.

맞지 않는 직무에, 흥미가 떨어지니.. 제대로 묻기도 어렵고 지적은 지적대로 받고.. 그렇게 비셔스 사이클.

-
아침마다 솟아오르는 구토를 참고
나를 보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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