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.
나에게 꿈이 있었는가.
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가.
내 바깥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을정도로,
나 스스로 굳게 뿌리를 내리고
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꾸려갈 나의 삶.
무엇이 유망하다더라,
내지는 그 길은 이제 예전같지 않다더라,
라는 식의 언설에 너무나도 많이 흔들렸고 또 흔들린다.
이 나이 먹도록 나 스스로가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일진대,
그게 참 부끄럽다.
그 간, 나는 성장해 온 것이 아니라 잘 길들여져 왔던게 아닐까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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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가진 어떠한 능력을 바탕으로,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.
라는 생각을 한다. 그럴 듯해 보인다.
그러나 이는 어린 학생들이나 할 법한, 구체적인 방향성이 부족한 선언적 가치관에 지나지 않는다. 어떻게 먹고 살아야할지가 지상과제인 내 나이 대에,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아직 순진하다는 핀잔을 받기 딱 좋다.
그런 삶을 살고 싶어서 노력했던 적이 있다. 구체적 방향성을 담아 진정성까지 갖췄던 때가 있었다. 그러나 결과는 기대대로 나오지 않았고, 어찌어찌 지금 상황에 내 던져졌다.
지금 내 상황 하에, 상술한 명제는 공허하고 뜬 구름 잡는 말일 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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근본적인 질문.
나는 왜 저런 명제를 품게 되었을까.
아마도 착한아이 컴플렉스가 아닐까 싶다. 어릴 적 학교에서는 선생님 말씀, 집에서는 부모님 말씀 잘 들었다.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,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고 그러면 착한아이라고 그랬다.
사회에서도 그런 착한사람이 되어야 할 것만 같았다.
그래서, 저런 명제를 품게 되지 않았나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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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밖에서 잘 '주입된' 기대를 덜어내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 보자.
컴퓨터를 좋아했다. IT에 관심이 많다.
야구를 좋아하고,
영화를 좋아한다.
글쓰는 걸 좋아하고,
여행다니며 생각에 잠기는 걸 즐긴다.
(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운 건)
회계를 싫어하고
빡빡한 납기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취약하다.
압박에서 오는 부담이 싫다.
숫자보다는 글이 좋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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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 생각 정리가 잘 안된다.
우울증의 원인이 무엇일까.
원치않는 직무에서 오는 스트레스,
자존감 저하에 따른 자기비하 경향성 증대,
삶의 방향성을 잃고 방황하는 내 자신에 대한 실망,
아,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.
내 삶은 이 모양 이 꼴일 수 밖에 없는걸까.